한국판 네이키드 뉴스가 방송 한달여 만에 참담한 실패로 막을 내렸다.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사기극이라는 의혹까지 받았다. 더구나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알몸 앵커들은 눈물을 흘리며 피해자임을 호소했다.
네이키드 뉴스의 실패는 거의 10여년 전 성인방송을 떠올리게 한다. '엔터채널' '노브라TV' '바나나TV' '쌩쇼' 등등. 짧은 기간이었지만 당시 성인방송은 우리 사회에 강력한 문화적 충격을 줬다.
10여년 전 성인방송은 한국이 IT선진국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세계적으로 실시간 쌍방향 인터넷 상업방송을 한국의 성인방송처럼 단시간에 성공시킨 모델은 없었다. 하루 1-2억원의 매출을 찍었다는 성인방송의 전설은 지금도 무용담처럼 회고되고 있을 정도다.
성인방송의 성공과 실패는 10여년이 지났지만 고스란히 네이키드 뉴스의 반짝 성공과 실패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이들의 공통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1. 실익없는 언론플레이
우선 성인방송과 네이키드 뉴스는 언론플레이를 통한 시선잡기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판과 우려를 버무렸지만 선정적인 뉴스를 갈망하는 언론은 성인방송과 네이키드 뉴스를 대대적으로 간접 홍보했다. 문제는 상황이 10년 전과 전혀 달랐다는데 있다.
10년 전 성인방송은 언론에 노출될 때마다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스포츠신문의 우량광고주였으며 전면광고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만 봐도 밀월관계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네이키드 뉴스는 선정적인 뉴스 그 자체로 끝났다. 알몸으로 뉴스를 진행한다는 컨셉트는 언제 어디서나 포르노를 접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더이상 신선하게 다가오지 못했다.
2. 성인 인프라의 부족
성인방송의 화려한 전성기가 불과 2년을 버티지 못한 것은 과잉경쟁과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성인 인프라의 부족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인터넷 생방송은 애초부터 고비용 구조를 갖고 있다. 전용선이라고 불리는 회선료와 서버비 등등은 예나 지금이나 만만치 않다. 게다가 성인방송에서 IJ(인터넷자키), 네이키드 뉴스에서 앵커라 불리는 여성진행자들의 출연료 역시 고액이라는 사실이다.
얼굴을 내놓고 노출 할 여성들이 없으니 출연료는 뛸 수밖에 없다. 10년 전, 월 1,000만원 안팎이었던 IJ 출연료 수준은 지금도 거의 비슷하다. 9,900원짜리 월 3만명의 유료회원으로는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결코 아닌 것이다.
3. 알몸 VS 포르노
과거 성인방송은 네이키드 뉴스 보다 훨씬 자극적인 콘텐츠였음에도 불구하고 내리막 길을 걸었다. 노출의 강도를 높여갔지만 법적인 한계에 부딪혔고 결국 해외 불법 포르노방송 진출로 탈출구를 열었다.
그러나 IJ에서 PJ(포르노자키)로 바뀐 포르노방송 역시 오래가진 못했다. PJ 자원이 부족했고 당국의 단속과 규제로 운영 자체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네이키드 뉴스의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포르노방송도 실패한 시장에서 어떻게 소프트코어나 다름없는 네이키드 뉴스가 성공할 수 있었겠는가. 물론 실낱같은 가능성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드코어 콘텐츠를 압도할 수 있는 미모의 앵커들이 포진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4. 인터넷방송 VS 웹하드
클릭만 하면 온갖 포르노가 쏟아지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 인터넷 방송은 철지난 아이템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른바 P2P와 웹하드 시대가 열리면서 성인콘텐츠 유통의 혁명이 이루어졌다. 한국의 네티즌들은 더이상 유료 성인사이트에 돈을 내고 콘텐츠를 보지 않는다.
캐나다에서 시작된 네이키드 뉴스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모델임이 분명하다. 주목할 점은 그들의 성공은 케이블TV와 위성채널 그리고 호텔 유료TV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인터넷 유료회원에만 의지했던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한국판 네이키드 뉴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치밀한 전략이 필요했다. 인터넷 생방송의 수익구조는 물론이고 앵커 구성과 노출 수위에 대해 미래적인 판단이 중요했던 것이다. 또한 만들어진 콘텐츠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극대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미리 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성인산업은 최소투자에 최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여겨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만큼은 이런 진리가 통용되지 않았다. 성인 콘텐츠에 있어서 한국은 표현의 자유가 없는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합법적인 성인산업은 더 고달플 뿐이고 불법 성인산업은 방치 하에 거대하면서도 활발한 지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렇게 에로비디오 시장이 고사됐고 성인방송이 망했다. 때문에 네이키드 뉴스의 도전은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다.
한국에서 합법적인 성인산업의 미래가 과연 있을까? 10여년 동안 성인업계를 지켜봐왔지만 '없다' 혹은 '거의 없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성인산업 보다는 유사 성인산업이 앞으로 더욱 창궐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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