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많이 했다. 3편을 쉴까, 말까. 그러다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쉴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실 기자는 인터뷰이를 곤란하게 하는 직업이 아니다. 특히 인터뷰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인터뷰는 상대가 원하지 않는 부분은 가급적 쓰지 않는다.
여기서 괴리감이 생긴다. 바로 기자의 욕심과 인터뷰이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기자는 인터뷰를 출고할 때 인터뷰이가 조금이라도 더 알려지길 원한다. 그런 생각 때문에 때로는 ‘낚시성’ 제목을 달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인터뷰이가 기자의 마음과 같진 않다. 때로는 평범한 인터뷰라도 상관없다는 사람도 있기 마련. 이번이 그랬다. 인터뷰 당시 정말 유쾌한 얘기들이 오갔다. 이런저런 속마음도 털어놓았고, 마술계의 현실도 적나라하게 꼬집었다. 인터뷰도 물론 그렇게 나갔다. 그러나 이틀 뒤. 급박한 전화가 왔다.
“마술사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업인데, 제목이 너무 자극적인 것 같아요. ○○○ 부분도 바꿔주세요.”
그 말에 동의했다. 그리고 기사와 사진 몇 장을 수정했다. 그렇게 2시간 넘게 통화를 했다. 종국에는 필자의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기사는 마침표를 찍었다.
순간 기운이
빠졌다. 장시간의 통화도 그랬지만, 하루 반을 꼬박 투자하면서 만들고 다듬은 기사가 엉망이 된 느낌 때문이었다. 월요일에는 표지 제목까지 인터뷰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30분만에 쓰는 인터뷰를 쓸까.” 그런 인터뷰는 정말 쓰기가 쉽다. 머리속에 저장되어 있는 포맷 대로 쓰면 된다.
가수는 앨범 소개가 첫단락, 앨범 에피소드가 두번째 단락, 각오나 계획이 세번째 단락.
배우 또한 마찬가지다. 작품이 첫 단락, 동료 배우 평가와 작품 에피소드이 두번째 단락, 향후 계획이 마지막 단락. 인터뷰는 길어야 1시간이면 다 쓴다.
그런데 '이 죽일 늠의 욕심'이란게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인터뷰 출고가 늦어지면 데스크는 “적당히 쓰라”고 핀잔을 준다. 더욱이 기사의 분량도 너무 길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래도 더 많은 삶의 얘기를 담아주고 싶고, 더 좋은 제목을 뽑아주고 싶어 인터뷰 기사에 오랫동안 매달린다.
안나가 만난 사람들 4편은 레이싱모델 대회 1등을 차지한 최지향이다. 4편도 솔직히 고민이 된다. 내용이 평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인터뷰를 써보고 ‘4편 뒷 얘기’에서 다시 얘기할까 한다.
Posted by 박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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