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있어 3D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7살 무렵 놀이공원에서 보았던 입체영상열차(?)가 아닌가 싶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놀이공원안에 조그만 극장 같은데서 안경을 쓰고 영상을 봤다. 어린 마음에 당장 화면에서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신기한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그로부터 20년, 이제는 3D영화를 극장에서 감상하는 시대가 열렸다. 그 시작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2004년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였다. 그리고 2009년 3D영화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로 황금기를 맞고 있다. 미국에서의 흥행 기세로 보면 '타이타닉'의 흥행을 능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고 국내에서 역시 외화 최초 1000만 시대를 여는 영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아바타'는 3D로 안 봤다면 말을 하지 마세요"
주위에서 이런 말을 너무나 많이 들어서일까. '아바타'는 꼭 3D로 봐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예매 열풍에 밀려 난 2D(일반상영)로 먼저 영화를 관람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 3D디지털로 재관람했다. 나로서는 최초의 3D영화 관람이었다.
그 차이를 비교해보자면, 2D는 총천연색 자연을 선명한 화면으로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3D는 특수하게 만들어진 영상의 디테일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는 이에 따라서 감상은 다르겠지만 나 역시 3D관람을 추천해주고 싶다.
극장 입구에서 3D전용 안경을 받고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다. 3D안경은 좌우가 색깔이 달랐다. 한쪽은 빨강색, 다른 한쪽은 녹색 렌즈로 만들어져 있었다. 두 가지 색깔이 3D영상을 구현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했지만(준비중인 3D기획에서 이 궁금증을 풀어볼 예정임) 확실히 뭔가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
영화가 시작됐고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등장할 때부터 눈을 의심했다. 눈앞에 물방울 같은 것이 마치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안경을 잠시 내리고 눈앞을 확인하는 멍청한 짓도 했다. 영화 보는 내내 몇 번이나 그런 행동을 반복했는데 확실히 몇몇 장면들은 마치 사물이 손으로 잡힐 듯 다가오는 느낌이 선명하게 들었다.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3D영상은 안경을 쓰면 영상이 선명하게 보이지만 안 쓰고 보면 상이 두개로 나눠져 난시인 사람이 안경을 쓰지 않고 사물을 보는 것과 같은 흐릿한 느낌을 주었다. 자막도 신마다 좌우 중간으로 이동했는데 입체 영상의 구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 같았다.
나로서는 첫 3D관람이었기에 마냥 신기한 마음이 큰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3D의 단점들도 적잖이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안경 착용으로 인해 화면이 어둡게 느껴지는 것은 관람의 장애요소였다. 또 장시간(2시간 30분)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나처럼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의 눈에 피로감은 상당한 편이었다.
또 아쉬웠던 부분은 3D화면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꽃과 물방울, 날아오는 총탄, 파편 등 움직이는 작은 사물들에 집중됐다는 점이었다. 인물이나 동물 등 체구가 큰 생물이 등장할 때는 3D화면 보다는 일반 화면이 오히려 더 실감나는 스펙터클을 선사하는 느낌이었다.
엄밀히 따져보자면 2시간 30분 중에 3D영상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은 약 30분여분 정도였다. 3D로 관람하는 것이 좋지만 굳이 꼭 관람하지 않더라도 영화의 재미는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말이다. 아직까지 3D의 번영기를 논하기는 좀 이른 감도 있다.
그러나 3D영화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관객들의 관심 역시 폭발적이다. '아바타'를 본 800만 관객 중 3D디지털로 관람한 비중이 30%에 육박한다고 한다. 일반 상영보다 40% 가깝게 비싼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표가 없어서 못보는 상황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 관객의 3D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3D영화가 블루오션인 것은 맞는 말인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기술은 보완될 것이고 분명 내년에는 올해보다 향상된 결과물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기술 혁명의 시발점이 된 '아바타'의 등장은 그래서 더 의미있는게 아닐까 싶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놔 태그 뭐냐? 눈은 조금 아팠음
태그 알바 죽는다?